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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헤이 츠토무 - 5 바이오메가(BIOMEGA) G:/아니메의로망




 바이오메가의 숭고.

 여전히 니헤이는 바이오메가에서도 거대한 시간단위와, 거대한 단위를 사용한다. 시작부터 지구는 서력 3000년이다. 현재로부터 최소한 900년 이상이 흐른 기나긴 시간이다. 시도니아의 기사의 흥보 멘트중에 '테라급 액션' 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니헤이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바이오메가도 여전히 거대한 단위를 보여준다. 바이크는 시속 666킬로미터,
 복물주가 발아하고 새로 떨어진 복물주의 신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전장 48억 킬로미터의 거대한 이세계에 홀로 떨어진 조이치라는 존재는 입장을 바꿔서 조이치를 우리라고 투영해 본다면, 그 거대한 미지의 존재에 대해 압도감과 숭고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항상 그렇지만 니헤이는 칸트의 역학적 숭고와 수학적인 숭고를 너무나도 잘 이용하는 사람이다. 거대한 존재가 거대함으로 느껴지기 위해 상대적인 기제, 즉 개인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만약에 동아중공이 100만대군이었고, 신세계에 50만의 병력이 도착했다면 그 세계가 그렇게 까지 크고 압도적으로 느껴지게 될까? 그의 숭고는 복물주의 신세계로 대표되지 않는가 한다. 전장 48억킬로미터라는 절대적인 숭고와, 그 곳에 홀로 떨어진 조이치 개인이라는 상대적인 숭고로써 말이다. 



니헤이의 소년만화화.

 이 만화는 그동안의 니헤이 츠토무와는 약간 다르다. 어찌보면 니헤이의 스타일에 좀더 소년만화적인 요소들을 추가하려 한 듯 하다. 우선, 동아중공의 합성인간 요원팀의 존재이다. 합성인간과, 인공지능 모터 사이클의 조를 구성하는데, 주인공의 이름인 조이치는 일본어로 1을 뜻하는 '이치'를 조어로 만든 이름같고, '니슈'도 2를 뜻하는 '니'의 조어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그리고 1권의 뒷쪽에 잠시 나왔던 '고우' 는 일어로 5을 뜻하는 '고'의 조어이름이고, 그렇다고 본다면 최소한 이런 동아중공 합성인간 팀이 5명 이상이고, 몇가지 암시를 보면 실제로는 10개 이상의 팀이 존재하는 듯 하다. 이런 팀의 존재는 그동안의 니헤이의 구도였던 주인공의 단독 플레이를 약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써, 주인공 집단, 그리고 시리즈를 구사하는 요소가 보인다. 한결 더 상업적이고, 캐릭터 부가상품에 어울리는 구조이다.
 거대한 적도 그 존재가 바뀌었는데, 블레임에서는 규소생물/세이프가드, 아바라에서는 시로 가우나인 적집단은 사실 그 존재가 모호하고, 과연 소년만화적 구도에서 자주 보여지는 '강력한 보스' 라는 존재는 거의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노이즈에서 '규소생물 보스' 가 나오기는 했지만. 존재의 중압감 자체는 미약하다.  하지만 바이오 메가에서는 공중위생국과 DRF, 최종보스는 니알디라는 식의 적의 개념도 명확하며, 보스의 개념도 명확하다. 그렇기에 소년만화에 흔히 나오는 드래곤볼적인 적의 개념, 즉 강한적->승리->더강한적->더 강한 고난->승리->더더강한적->승리->최종보스 라는 식의 일종의 성장개념또한 바이오메가에서는 여타 작에 비해 확연히 보인다. 더불어서 소년만화에 흔히 등장하는 강력하지만 멋있는 적의 존재도 미약하나마 들어 있다. '히구이데'가 그 역할을 어느정도 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5권에 마지막으로 나오고 이후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또 적이었으나, 나중에는 동지가 되는 역할로, '나레인'과 '카달 스팡달'을 들 수도 있다. 
 소년만화에 흔히 나오는 연애라인은 좀 애매하긴 한데, 합성인간 팀이, 서로 이성간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나, 코즈로프-이온그린의 라인, 그리고 레프와, 리르오드의 라인은 미약하기나마 일종의 애정라인을 조금 더한것이다. 사실 이러한 파트너쉽은 블레임이나, 아바라에서도 충분히 보여지던 것이지만 이번엔 약간 더 그 정도가 더 해졌다. 

 결과적으로 바이오메가는 기존의 니헤이의 만화에 비해 훨씬 더 소년만화적인 구도를 띄고 있다. 기존의 니헤이의 스타일이 거의 이런 소년만화적 장치를 배제한채 어찌보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화면적인 미장셴만을 추구하던 것과는 다른 기조로 보여지는데, 이는 어쩌면 니헤이도 메이저 작가의 반열에 들어 서면서 자연스럽게 편집자와 협의하여 스토리를 짜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소년만화화는 니헤이에게 '만화적 재미'를 더해주기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아무래도 상업 만화에서 화면적인 미장셴과 니헤이 특유의 정서만으로는 매니아 층 이상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더 많은 독자들을 노리려면 이러한 만화적인 재미는 니헤이가 상업적인 만화가로써 성공하려면 있어야 하는 필연적인 관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니헤이가 가지고 있던 미장센적인 맛또한 잃어서는 안되는 부분이었기에 니헤이가 바이오메가를 연재하면서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 보았다. 최근의 연재작 시도니아의 기사가 거의 소년만화화 되버렸다는 점에서 상당히 비판의 소리가 높은데, 그렇다면 바이오메가는 이 두 가지 지점을 적절히 잘 잡지 않았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조기종결 시켜 버렸는가?

 생각해보면 니헤이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걷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의 개연성에 굳이 얽메이지 않는 그의 쿨함과, 설명하려 하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만화 자체를 완전히 어설프게 만들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실제 우리의 생활에서도 쿨하려고 하는 노력이 어설프면, 대단히 어설프고 어리숙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니헤이도 이런 쿨함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외줄타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었던것은 화면적 미장셴과, 소년만화적 구도의 탈피였다. 압도적인 그의 화면은 그의 이야기가 탄탄하지 못한것이 아무런 문제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었고, 소년만화적 구도의 탈피는 우리가 이 만화를 단순히 소모하는 '망가'의 개념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었다. 이러한 두가지 요소는 니헤이의 만화를 어설픔이 아닌 쿨함으로 만들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바이오메가에서는 그러한 그의 특질들이 많이 사라져 버렸다.

 일본의 만화 출판과 바이오메가의 판매부수와 일본내 반응을 알 수 없기에 왜 바이오메가를 이렇게 중간에 이야기가 다 진전되기 전에 급하게 끝내버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화 내적인 완성도로 보았을 때 치명적인 실수가 아닌가 싶다. 분명히 1권에 레프가 새끼곰을 안고 있는 사진이나 이야기의 많은 복선을 보았을 때 바이오메가는 지금의 엔딩까지 고려해둔 큰 콘티가 다 짜여져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콘티를 다 소화하지 못한 느낌이다. 물론 니헤이의 만화가 설명이 적고 불친절하기는 하다. 그렇기에 중간중간 조금씩 설정과 그림을 바꿔버리고는 별다른 설명도 없고, 중요할것 같은 인물도 없애 버린다던지, 아무 언급없이 이야기 밖으로 치워버린다던지 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바이오메가는 이야기 할 소재가 많았다. 히구이데는 사라진 뒤로 어떻게 된 것이며, 니슈와 카달 스팡달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저 실종된 상태로 끝나버린 것일까? 니헤이가 불친절하기는 하지만 이건 니헤이 특유의 불친절이라고 보기 보다는, 그냥 이야기를 이거저거 풀어 놓고 수습하지 못해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전의 그의 특유의 쿨함이 도리어 결점이 되어 버렸다. 
 결국 바이오메가의 엔딩을 보면 니헤이가 만화를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고 어떤식으로 끝내려 했는지, 그리고 그 감동을 어떻게 표현하려 했는지 대략적인 것은 느낄 수 있지만, 그것도 급하게 짜 둔 콘티 따라가고 끝내버리려는 것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더 실망스러운 점은 그의 그림이다. 대부분 그림이 가면서 나아지는 경우는 있어도 그림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껏해야 헌터x헌터의 작가 토가시 요시히로 같이 괴팍한 사람정도가, 펜선도 안넣고 샤프 스케치로 단행본을 내는 '패륜'-이건 거의 패륜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을 저지를 뿐이다. 하지만 니헤이는 바이오메가 1권에서 보여주던 대단한 퀄리티를 도리어 5권 6권에서는 떨어트려 버렸다. 그림을 가볍게 하고, 노력을 덜 들이는 만화를 만들려는 시도, 즉 '힘을 빼려는 시도' 일 수는 있지만, 5권의 니알디의 시현구성체가 만들어 지는 장면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을정도로 퀄리티가 엉망이다. 여러 블로그에서는 시도니아의 기사 연재를 위해 급하게 빨리 끝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바이오메가도 너무나도 아까운 소재이다. 니헤이가 그동안에 가지고 있던 그의 특질들을 살리지 못해 바이오메가는 쿨함이 아닌 어설픔이 되어 버렸고, 결국 그의 장점을 거의 모두 깎아 버린 결과가 되었다.



너무나도 아쉬운 니헤이 최초의 졸작

 사실 3권까지 어떻게 보면 바이오메가는 니헤이적인 색채가 적절히 소년만화적인 득성과 연결된 괜찮은 시도였다고 본다. 여전히 설명에 연연하지 않는 쿨함과,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한 생체, 그리고 상상을 넘어서는 메카닉들의 쾌감과, 파괴와 살육, 니헤이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바이오메가 3권정도까지는 상당히 격상된 니헤이의 퀄리티를 보면서 감탄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4권부터 무언가 불안불안하더니 5권부터는 완전히 퀄리티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바이오메가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작이다. 10권이나 11권정도에서 깔끔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던 내용을 섣부르게 6권에서 마무리 지어 버렸다. 그동안의 니헤이가 자신의 스타일을 잘 살려서 수작들을 만들어 왔지만 이번 바이오메가는 니헤이 스스로가 실패를 지어버린 실패작이 되어 버렸다. 상당히 안타깝기 짝이없다. 
 이러한 그의 '퀄리티 낮추기' 행보를 이해하려면 '시도니아의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도니아의 기사에서 그의 그림은 기존의 거칠고 투박한 선들을 거의 없애 버렸고, 다양한 서비스 컷을 넣는 등 소년만화의 구도를 갖추려고 애 쓰고 있다. 물론 그의 만화가 나중에 어떻게 진행될지는 앞으로의 연재분과 단행본을 더 봐야 알 수 있겠지만, 결국 그도 어느정도 상업성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소년만화적인 요소는 니헤이 스스로의 특질을 깎아 먹는 것 같아 너무 아쉬운 행보가 아닐 수 없지만, 그가 블레임과 아바라를 만들었던 그 역량과 공력은 어딜 가지 않는다고 본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 기대할 따름이다.


덧글

  • 카바론 2009/09/30 15:53 # 삭제

    읽기 이전에 순간 무슨 바이오메가에 이토록씩이나

    긴 감상이 있을 수나 필요가 있는가에 놀랐..
  • 신시아 2009/09/30 17:46 #

    5권에서 보였던 퀄리티 다운은 컴퓨터 CG 작업에 익숙치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도 자세한 건 모르겠고요. 그래도 6권에서는 다시 퀄리티가 나아지는 걸 보면 5권에서 일부러 퀄리티를 낮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스토리를 6권에서 조기 종결시켜버린 건 팬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죠. '시도니아의 기사'는 인터넷에 간간히 올라온 샷만 보고 원본은 보질 않았지만, 지금 츠토무 씨의 위치는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한 '과도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언제까지고 마이 웨이를 걸을 수도 없는 일이고, 츠토무 씨로서도 좀더 독자와 소통을 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팬인 저는 옛날의 츠토무 씨 그림체가 그립습니다 ㅠ.
  • tranGster 2009/09/30 20:50 #

    오호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라면 퀄리티를 일부러 낮추지는 않은것 같긴 합니다. 확실히 퀄리티가 6권즈음 해서는 괜찮아 지게 되니까요.
    사실 저는 니헤이가 계속 마이웨이를 걷길 바랬지만, 어떻게 보면 팬의 욕심일 수도 있겠지요. 니헤이 본인이 다른 방식으로 만화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책이라고 생각해도 될 법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능성을 하나 더 열어 두는 걸 수 있고요.

    쩝. 계속 기대 해 볼 생각이고, 계속 단행본은 구입할 생각입니다. 글에서도 말한대로 블레임을 했던 공력이 어디 가는건 아니니까요. 한 5년쯤 뒤에는 정말 대단한 물건 하나 뽑아내지 않을까요 ^^
  • 지름군 2010/04/14 21:02 #

    확실히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작업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연재도 하다 보니 5권은 대실패!
    4권까진 좋았는데 5권부터 "어 으악 이게뭐야!" 라고 사람들이 변해갔지요. 이모저모로 따져보면 '시드니아의 기사' 덕분에 잡지쪽이랑 샤바샤바 해서 끝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서울문화사에서 차기작을 계속 뽑아주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 지로잉즈 2010/05/14 18:41 #

    미즈노에 팀의 행방은 어떻게 된것일까요?

    그게 자꾸 신경쓰이네요.
  • 트랜지스터 2010/05/14 23:55 #

    안드로메다로 갔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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