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외제☆ D:/일상적인정치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죄다


 예전 수업때 동남아 2개 국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나라가 잘 기억이 안나, A국과 B국으로 대체한다.
A국과 B국 둘다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인데 A국은 경기가 어렵고, B국은 나름 괜찮다고 한다. 왜인가 원인을 분석했더니 A국은 부정부패를 통한 돈이 전부 해외 소비재로 쏠리고, B국은 전부 국내에서 돌았댄다. 결국 부정부패의 역기능 중의 하나인 경기악화는 B국의 경우 도리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된다는 거지....

 물론 부정부패가 잘났다는게 아니다. 부정부패로 소비를 촉진하느니 그 돈이 시장에서 건전하게 유통되고, 순환하는게 훨씬 이상적이다. 부정부패는 사회 재화가 공정하게 분배되는데에 완전히 쥐약이다. 그러나 선을 추구할 수 없다면, 악을 추구하는것보다 차선을 추구하는게 낫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 부정부패가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도 그나마 차선이 아닐까. 

 사실 해외의 물건에 비해 국산이 품질이 떨어져 보이는 이유는 딱 이 서클을 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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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선호의 뫼비우스>

 외제선호-> 국산제품 소비 감소 ->제품생산기업의 자본 감소 -> 품질개선/개발자금 감소 -> 품질저하-> 외제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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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여실히 보여주는 분야가 화구, 즉 물감, 종이, 연필 등의 분야이다. 애초에 시장이 작은데, 외제가 좋으니 외제를 사고, 국산 업체들은 아예 염가판으로 전환하던가, 아니면 아득바득 외제품과 경쟁하며 품질을 끌어 올리는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수채화, 유화물감 같이 메이저 품종은 경쟁이 되는데, 목탄, 목탄지 같은 비 주류화구 분야는 답이 없다. 결국 화구 시장에는 국산은 연습용, 해외제품은 작품용. 이런 구도가 형성되었다. 

 이렇게 외제와 국산제품간의 위계 헤게모니가 형성되어 버리면 참 골때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서구권에도 가전제품은 일제 소니, 카메라는 독일제 라이카, 뭐 이렇게 해서 위계 인식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제품군 몇가지만 발현되는 거지, 전반적으로 국산과 외제의 상하구조가 있는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우리나라는 - 그리고 알지 못한 몇몇 나라들은- 이러한 국산과 외제의 헤게모니가 전반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요건은 물론 정신적으로는 우리것을 부정하고, 해외의 것이 선진적으로 받아 들여지던 우리의 근대화 과정의 연속이지만, 산업적으로는 위의 서클이 굳어버린게 아닐까. 애초에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상품은 연약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외제라는 항목 전체가 우수한 상품이 되고, 그 우수하고 비싼 제품을 가진게 위계로 변환되고, 결국 뒤에 우리 상품의 질이 좋아지고 난 뒤에도 이러한 인식만큼은 그대로 굳어 버려서, 모든것이 일단 외제라고 하면 선호되고 우수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러면 우리의 돈은 해외로.....

 물론 요즘같이 FTA로 세계외교관계를 맺는 세상에서 해외 무역을 하지 말자는 조치는 죽자는 말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고, 해외 물건도 어느정도 소비해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그렇다고 무역을 막을수도 없고 말이지. 게다가 보호 무역이 최근 트렌드라 해도 보호무역에는 어느정도 강한 국력이 전제되어야 함도 틀림없는 사실이고. 하지만 사치품뿐만 아니라 주요 생산품까지 위의 뫼비우스 띠를 타고 돈다면, 결국 피해 입는건 국내 영세 제조업이나, 하청업체 등등이 아닐까나. 

 이것도 서울대, 하버드가 좋은 이유 - 학교 커리큘럼이 특별히 좋아서가 아니라, 좋은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 이 아닐까. 자본이 몰리면 상품은 좋아지고, 자본이 빠지면 상품은 망하거나 질이 떨어진다. 더 이상 외제라는 헤게모니에 가치를 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인재도 마찬가지고 말이지.  


덧 : 요새 고속도로 달리면 외제차가 그렇게 많이 보인다. 돈 있으면 외제차 살 수도 있지만, 이러면서 불경기라고 징징댈 수 있겠는가 싶다. 누구나 외제차를 원하고, 대학교 1학년짜리 갓 면허 딴 친구들도 돈 모으면 외제차 산다고 그런다. 과연 우리는 아직도 불경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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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착선 2009/10/10 20:28 # 답글

    외제보다 국산이 선호받는(실제 구매와는 상관없이) 품목은.. 농산품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마저도 실제로 우리 농산품이 영양학적으로 우월한 것보단 언론에서 반 세뇌를 시킨 덕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과도한 외제우월주의 덕분에 요근래 TV에서 본 제2외국어 수업을 영어로 수업한다는 웃지못할 일이 일어나는것이겠죠.
  • tranGster 2009/10/10 20:47 #

    그래도 이런 신토불이 효과라도 없었으면 참 암담한 상황이 벌어졌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농업부터 작살났겠지요....

    사실 국제화도 제대로 접근한다면 참 좋겠는데, 영어능력우선도 사실은 페이크고 실제로는 '우월감+취직보증수표" 로 환원되서 제한적으로만 교육되고 있지요. 씁쓸합니다.
  • 구스 2009/10/10 21:31 # 답글

    음, 경영의 경우는 애초에 교재나 분석사례들이 다 외국 사례라 문화와 역사,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고려점들이 실은 국내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이 문제죠. 이걸 돈 내고 배우고 있는 저도 참 안타깝지만 -_-

    덕분에 항시 업무를 위한 스마트폰 나눠주고 나서는, 매일 야근 시키는 진풍경이 일어나기도 한단 이야깁니다. 맙소사.

    막무가내로 국산을 애용하자는게 아니라, 적어도 외국의 무엇인가를 따르려고 한다면, 국내의 사용특성, 문화에 걸맞게 좀 '현지화'라도 해주셨음 하는게 기본입니다만, 막연한 '외제선호' 때문인지 현지화가 안된걸 더 선호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답답~ 합니다.
  • tranGster 2009/10/11 15:57 #

    외제 선호 만큼이나 코미디인게 외제를 국내에 여과하지 않고 들여오는 거죠. 근데 또 이게 위계화, 권력화 되면 그 우스운 게 고급문화가 되어 버리는 기현상이 발생하지요.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따로 없죠. 스마트폰 나눠주고 야근 시킬거면 스마트 폰은 대체 왜 준답니까;;;;; 그 돈으로 상여금이나 더 주지;;
  • ex딴따라 2009/10/10 23:30 # 답글

    B국의 경우 '도리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된다'라기보다는 '최악으로 치닫지 않'은거죠.
  • tranGster 2009/10/11 15:55 #

    흠 그 말이 더 적절한듯 합니다.
  • 나인볼 2009/10/21 17:14 # 답글

    외제차건 국산차건 차는 진짜 돈 잡아먹는 괴물인데, 사람들은 그걸 몰라요...Orz
  • tranGster 2009/10/22 16:32 #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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