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와 소통하지 못하는 문화.


코믹월드가 조폭의 꿈을 꾼다면 무개념 코스어들은 폭력배라도 되냐
- 컴터다운 님의 포스트.
http://parttimer.egloos.com/5095405 - 카이토님의 '코스프레를 변하게 만드는 원인은 촬영회 문화이다.'
http://leecheie.egloos.com/2599586 - leecheie님의 ' 코스프레 등록제 시범운영과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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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말하는 거지만, 저는 코스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지만, 부족한 지식으로나마 이런 현상을 설명해 보려 노력하는 글을 써 보는 것입니다. 틀린점이 있다면 기탄없이 지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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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통하지 못하면 폐쇄된다. 

 왜 일본의 오타쿠 문화가 좋지 않게 비추어 지는가? 내지는 몇몇 매니아 문화들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인식으로 비추어 지는가? 많은 이들은 대중의 편협성을 이야기 하고, 사실 어느정도는 수긍할 만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타쿠 문화 자체가 소통가능성을 열어두지 못한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대중은 보수적이며, 새로운 매체가 나오고 그것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 많은 수의 대중들은 일단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가지고 시작한다. 이것이 대중적인 문화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그 매체를 접하여 사회의 일상적 문화가 됨과 동시에 기존의 사회적인 관점과 어느정도 접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회와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사회와 접점을 가지게 되어야 매체는 진보성을 띄고 문화적 진보와 더불어 사회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 로큰롤의 과격함이 인정받을 수 있던 데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대변하고, 시대의 흐름과 함께 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체가 지속적으로 사회에 화자된다 하더라도 사회와 관점을 공유하지 못하면 단지 장기적인 폐쇄문화가 되어 버리며, 지하문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렇게 지하화된 문화는 사회적 접점이 없기 때문에 대중은 절대 그 매체를 이해할 수도 없고, 불쾌하기만한 문화가 될 수 밖에 없다. 지하화된 문화가 기분나쁜 문화로 변환되는 일은 너무나도 쉽다.
 이런 시각을 단지 대중의 문제로만 둘 수 없다. 스스로 소통하기 거부하는 문화에 다수의 사람들이 마음을 열게 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며, 그것을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부유층의 사치문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치문화를 우리가 공유하고 소통하지 못하도록 '자본량의 차이' 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치문화는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공감받지 못하고 터부시되고 비판받는다. 마찬가지로 오타쿠 문화도 소통하지 못하면 공감받을 수 없으며, 공감할 수 없다면 비난받을 수 밖에 없다. 가이낙스의 '오타쿠의 비디오.' 는 어느정도 오타쿠를 사회에 알리고 소통하려 하는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타쿠의 비디오를 보고 난 후에는 오타쿠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의식을 어느정도는 해소될 수 있다.


2. 코스프레의 폐쇄성.

 만약에 선덕여왕 코스프레를 하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면 어떨까? 당장 기업의 흥보나, 광고 UCC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을 수는 있어도 긍정적 반응을 제시할 것이다. 이 경우에는 드라마 매체로 접하게 되는 친숙함이 사회적인 접점을 만든다. 즉 선덕여왕이라는 매체 자체가 소통성, 즉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덕수궁의 위병교대 행사는 일종의 코스프레행사이지만 전통이라는 공감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자신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행사를 혼쾌히 납득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현재의 주류 코스프레 문화는 이러한 공감대를 가지기 어렵다. 만화라는 매체 자체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어느정도 한정성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서 코스어들이 기반으로 하는 만화들은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만화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카드캡터 사쿠라(한국방영명 : 카드캡터 체리)의 경우에는 그나마 대중적인 인기가 있었기에 어느정도 소통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국내에 방영도 되지 않은 만화들의 코스프레는 일부의 계층에게 소통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결국 현재 한국의 주류 코스프레는 일본 이상으로 소통성의 한계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는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코스어들에게 더 잘 알 수 있는 것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적으로 문화 매체를 어떻게 즐기는 것은 개인의 선택에 맞겨져야 한다. 또한 국내에서 코스어들의 기호를 맞춰 줄 만큼 많은 문화매체가 쏟아져 나오지도 않는다. 미국의 경우, 스타워즈와 스타트렉 두가지만으로도 코스프레의 대상이 무궁무진하며, 하다못해 스톰트루퍼만해도 코스할 가짓수가 다양하다. 게다가 사회적 소통도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런 매체를 가지지 못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는 몰라도, 한국의 코스프레는 결국 상당한 비소통성과, 이런 근본적 비 소통성으로 인한 일종의 트라우마, 즉 '우리는 이해받지도 못하는 소외된 존재다.' 라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는듯 싶다.- 물론 소외되었기에 코스를 하게 되는 식의 반대급부도 상당히 적실성 있는 설명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에서 코스프레는 일부의 문화, 지하문화가 되고, 소통성 자체를 아예 포기한채 일종의 '동호인문화.'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어 버렸다. 이런 문제는 결국 코스어들간의 문화가 닫힌 문화가 되어 버렸고, 소통성 자체를 포기한듯한 인상을 주었다.


3. 폐쇄가 낳는 유대. 
 
 결국 시작부터 구조적으로 소통성이 제한된 코스프레는 반대로 코스어들 사이에서는 강한 동호의식을 가져오게 되었다 집단이나 계층에 대한 외압이 심할수록, 그 집단은 배타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하지만 동시에 내부에서는 강력한 유대관계를 지니게 된다. - 그래서 이런 집단에서 싸움이 나면 더욱 극단적으로 부딫치게 된다. 가장 신뢰하던 존재가 배신하는 기분일테니.- 이 과정에서 외부에서 오는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의식은 집단의 유대를 더욱 더 강하게 만든다.
 이런 동질의식에서 억압이라는 기제가 제거 된다면 일종의 카타스트로피상태, 즉 대광란 상태가 된다. 만약에 인터넷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을 한번이라도 나가 본 사람이면 더 쉽게 이해가 될 지도 모르겠다. 평소에는 내가 접하는 매체에 대해 대화로 이야기 할 사람도 적고, 왠지 이야기 하기 꺼려지며, 일종의 억압상태를 겪고 있던 사람이 동호회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같은 매체를 가지고 같이 이야기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흥분을 느끼고, 말수가 적던 사람도 신나게 이야기 하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이것은 결국 억압이라는 기제가 동호인의 모임이라는 계기로 해소가 되면서 일종의 해소감을 느끼게 된다고 보는데, 여기에 대형 집단이 더해지면 흥분이 극도에 달하게 되는 것이다. 동호인들끼리 모여 억압이 해소되었는데, 군중이 그렇게 있으니, 자신의 존재는 가려지게 되기 때문에 더욱더 대담해 질 수 있다. 결국 이렇게 자신들의 억압이 커다란 모임을 통해 표출되고 해소된다.
 어쩌면 코믹월드는 그동안 이런 코스어들에게 매달 자신들의 억압을 해소하고, 동호인들의 즐거움을 느끼는 '우리들의 축제'로 인식되었는지도 모른다.


4. 코스어들의 코믹과, 만인의 코믹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코믹은 코스어들만을 위한 행사가 절대로 아니다. 코믹은 월별 만화 축제이고, 지금은 동인부스가 주력인듯 하지만, 사실 이 행사는 라이트유저건, 씹덕이건 비오덕이건 가리지 않고 입장료를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이다. 즉 만화에 관심있고 만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행사라는 것이다. 비록 성향 자체가 폐쇄적일수는 있겠으나, 기본적인 행사의 성격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어들이 코믹을 '우리들의 축제' 로 인식하게 된다면 당연히 같이 만화를 보고 즐기는 사람이더라도 당혹감과 불쾌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코스어들의 게임, 프리허그, 기차놀이 등등의 그들만의 문화가 그러하다. 만약에 여러분이 고등학교 반창회를 갔는데, 서울대 간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서울대 얘기만 하고, 주변사람한테 서울대 이야기만 한다면 기분이 좋을까? 코스어들이 좋자고 하는 일이며, 자신들에게 즐거운 일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꼭 타인에게 좋을거라는 보장은 없다. 만화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점이나 접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지금 저기 가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게임에 끌고가는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지 없을지 어떤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이렇게 억압이 해소되는 장소에서 동인의 모임은 흥분되고 무질서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2002년 월드컵때 우리는 가두행진과, 도로점거와 고성방가등등의 온갖 사회적인 무질서를 즐겼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의 흥분상태는 이러한 일탈적인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사회적으로도 이런 축제분위기를 용인하는 분위기였으니, 도덕이나 질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코믹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들만의 축제로 인식되는 코믹에서, 질서를 지키자느니, 청소하자느니, 탈의실에서 갈아 입자느니 하는 말은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질서가 무시되는 흥분상태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믹월드의 코스어 규제 방안은 이들에게는 짜증이며,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그럴 수 밖에, 우리들만의 축제에 코믹이 돈내라, 이거하지말라 이러니 그들은 짜증날 수 밖에.

 문제는 위에도 언급했다 시피 코믹은 코스어들만의 행사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며, 또한 지역주민과 필연적으로 관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학교의 축제에도 주변 주민의 항의전화가 매년 끊이지 않고 걸려 오는 이유는 대학축제가 지역주민과의 소통성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코믹의 코스어들이 지역주민들에게 비난받는 이유도 이런 이유라고 본다. 소통하기 어려운 문화 매체인데 일탈까지 저지르고 있으니 어떤 지역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생각하겠는가? 같이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조차 불편해 하는데 아예 접점 자체를 찾아볼 수 없는 지역주민들은 코스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할까? 게다가 코스어들도 소통을 시도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축제'에만 빠져 있으니 아무리 오덕기질이 강해도 적응이 안된 사람은 불편하고 당황스러울 수 밖에......


5. 코믹월드의 대응

 사실 코믹월드의 대응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진작부터 코스프레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캐치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주력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좀 더 온건한 문화가 형성되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물론 흥보 효과를 위해 무료 코스 자체를 용인한거겠지만, 그렇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으니 솔직히 욕먹어도 싸다. 하지만 이제라도 제도적인 규제를 통해 개선하려는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일부 코스어들의 대응은 많은 사람들의 신경을 긁어버렸다. 사실 이전의 굴다리 집단난교 루머사건은 코스어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경고로 보아도 좋았을듯 하다. 어지간히 밉보였으면 그런 루머가 퍼지고, 또 많은 사람들이 루머에 낚여 코스어들에게 비판을 가 했겠는가. 이 와중에 개념 코스어들이 같이 욕먹는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항상 주목받는 것은 100개의 개념글보다 10개의 무개념글이다. 아무튼 집단난교루머는 코스어들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위험수위라는 일종의 경고등이었는데, 너무 안일하게 넘어가지 않았나 싶다.
 결국 코믹은 광복절에 매년 그들을 괴롭히던 코스어들을 제외시켜 버렸다. 사실 광복절까지 왜색이 짙은 캐릭터를 코스하는 매국집단이라는게 코믹월드에 대한 인상이었으니, 난교루머나, 광복절 코스문제 같이 말이 많은 코스를 굳이 이번 광복절에도 고집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광복절 코믹이 의외로 괜찮은 성과를 거두자 코믹월드 주최측도 굳이 코스어들을 배려할 필요가 없어졌다. 실질적인 입장료 수입도 기대하기 힘든 코스어들이고, 간접흥보효과를 기대했지만 굳이 간접흥보가 없어도 행사가 성공적인데, 여론만 나빠지고, 실질적으로 이익도 없는 코스어들을 굳이 배려해주고 같이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게 냉정하고 이익에 치중하는 논리라고 비판하는 코스어들이 있을지도 모르나, 캐릭터 재현도 보다 이쁜사람에게 카메라 스포트라이트가 더 가는 현재의 코스프레 문화는 냉정하고 이익을 추구한다고 비판할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코믹은 공짜행사가 아니다. 엄연히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행사이고, 많은 사람들이 입장료를 혼쾌히 지불하고 이용하며, 근본적으로 영리목적의 행사이다. 코스어들만의 축제도 아니고, 현재로써는 굳이 코스어들을 포용하지 않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행사이다. - 어차피 코믹의 주요 수입원은 부스이니.- 진정 코스어들이 대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면 무언가 소통이나, 접점을 마련하고, 선을 정해서 그것을 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코스어들을 배려해 줄 수 없다.


6. 준비는 되어 있다. 소통하라. 

 본인이 중딩때만해도 집에서 뭐하냐는 질문에 만화본다고 하면 유치한 놈이 되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정도는 아니다. 만화로 시간을 소일했다는 20~30대의 말이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지점은 많지만, 만화의 저변이나 즐기는 층 자체는 대단히 넓어진 것이다. 최소한 20살 넘어서 만화보면 '병신/등신' 이런 분위기는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도 만화를 즐겼던 계층이 사회의 주류계층으로 올라가게 되면서 만화는 조금씩 더 대중문화화 될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만화를 통한 코스어들의 접점또한 점차적으로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도 코스문화가 단순히 지하문화가 아닌 대중적 문화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일본의 문화라 해서 굳이 일본식을 따를 필요도 없고, 일본과 같은 구조로 변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외부에서 들여와도 우리식으로 얼마든지 개조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
 여건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유저들은 늘고 있고, 사람들은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 있다. 정말 합당하고 이치에 맞는 말이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이상태에서 소통하지 못한다면 정말로 지하 문화로 주저앉게 된다. 코스어들에게 필요한건 대체 어떻게 사회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 문화를 이해시킬 것이지를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일이 아닐까.



p.s 물론 지하문화에 머무르고 싶다면 굳이 소통따위 생각지 않아도 상관없다. 알게 뭔가.
p.s 2. 코스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오해 없기를......

by tranGster | 2009/10/15 12:59 | D:/망상과학대전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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